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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경험

IT 기획자가 부동산 민법 강의를 찍게 된 이유

최소현 2024. 11. 6. 00:00

이번에도 개인적인 일을 들고 와 보았다. 벌써 2024년 11월.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은 몇 달이 흘렀다. 내가 부동산 민법 강의를 찍고 인프런에 출시한 것은 올해 7-8월인데 이제야 정신을 좀 차려 글을 적게 되었다. 10월 말까지는 공인중개사 2차 시험 준비로 바빴기 때문이다. 작년, 대학교 막학기를 다니며 졸업 전시를 준비할 당시 1차 시험을 치렀고, 곧바로 이번 연도에 2차 시험을 치렀다.(합격자 발표는 11월 말이지만, 가채점 기준으로는 합격을 해서 한시름 놓은 상태이다.)

 

졸업한 학과도 산업디자인학과이고, 동아리 활동 역시 기획자로 했을 만큼 IT 분야에 속해 있던 내가 부동산 민법 강의를 찍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도메인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기획의 핵심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라는 것은 어디에나, 어떤 분야에나 있기 마련이다. 나는 ‘부동산’이라는 도메인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것 또한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이다.

경제라든지, 법이라든지. 부동산이라는 도메인에 대하여 완전히 무지할 때에도, 막연히 ‘부동산 시장도 참 빠르게 변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프롭테크’라는 말을 아는가?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이다. 아날로그 기반이었던 부동산 도메인은(특히나 중개) 시간이 흐르며 점점 디지털과 밀접히 결합하여 성장하고 있다. 오늘의 집이나 이케아 뿐 아니라, 직방이나 호갱노노, 당근에서 조차 부동산에 관련된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다.

어쨌든, 이러한 생각으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부동산 도메인에 해박하고 IT 지식도 겸비한다면, 그만큼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리라 판단한 것이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1, 2차로 구성된 1년에 1회 있는 시험이다. 나는 졸업을 준비하며 1차 시험을 본 후였기에, 올해는 2차 공부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었고, 1차 과목에 속해 있는 민법을 공부하며 배웠던 지식들을 2차 공부를 하기 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하며 강의를 찍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내가 공부한 <민법> 지식은 ‘시험’을 목적으로 한 공부였다. 시험을 합격했다고 해서 그 지식이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2차 공부 전,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체계 있게 정리하고 싶었다.

 

2. 겸사겸사 예전의 나처럼 부동산이나 민법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본업 공부의 우선순위에 밀려 부동산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될 만한 강의를 찍고 싶었다. 살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계약을 하지 않을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것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사람이라면 생애 첫 부동산 계약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나도 그랬고.) 아무리 이후 부동산 재테크를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대표적으로 월세/전세를 구할 때의 주의할 점이라던가, 미성년자와 부동산 계약을 하면 탈탈 털릴 수 있는 점 등등. 수많은 민법 조문들 중에서도 부동산 계약,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키워드를 추출하고 + 주제에 맞는 조문을 가져와 책의 조각글 소개하듯 읽어준 뒤 필요하다면 간단한 시각화를 통해 설명을 덧붙이는 식으로 이해를 도왔다.(내가 디자인학과 출신이라 다행이었다 ㅋㅋ)

 

3. 마지막으로는 나 스스로, 나만의 힘으로 돈이라는 걸 벌어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고용되지 않고, 내가 공부한 지식으로 나만의 가치를 창출해 판매해 보는 일도, 내게는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강의를 여러 플랫폼 중에서도 ‘인프런’에 출시한 이유도 몇 자 적어보겠다. 일단, 아무래도 인프런 하면 IT 직군인 나에게는 조금 익숙한 플랫폼인지라 허들이 낮았다. 또한 내가 만든 <모두를 위한 부동산 민법 강의>는 국지성이 있는 분야이니 외국 플랫폼보다는 국내 플랫폼에 올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더 결정적으로, 가족 중 인프런의 개발 강의(코틀린)를 올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도 인프런에 강의를 올리게 되었다.(이 강의가 전적으로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강의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 했다. 예전의 단기 과외 같은 튜터라던가, 학생회 기획국장으로서 프로그램을 간단히 알려주는 행사를 했던 것과는 영 결이 달랐다. 강의는 완성 후 출시 때까지 청자의 피드백을 들을 수가 없으니까. 강의 소재를 생각하고 구조화를 한 이후에도 스크립트를 계속 읽으며 더 나은 비유가 없는지 / 이 정도 시각화면 단번에 이해가 될지 등을 고민했다. 부동산 민법 강의라 해서 지루하게 민법 조문만 주구장창 읽고 싶진 않았으니까. 내게 완벽주의 성향이 좀 있어서 더 부담을 갖고 했던 걸지도.

 

그래도 강의를 출시하고, 공인중개사 2차 시험을 치른 뒤에 다시 내 강의를 들어보니 내 걱정보다 퀄리티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이렇게 회고와 더불어 나름 홍보용? 글을 끄적일 수 있었다 ㅋㅋ) 강요는 절대 아니지만, 당신 인생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면 나의 강의를 선택해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분명 잡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inf.run/du2p4

 

모두를 위한 부동산 민법 상식 강의 | 동동 - 인프런

동동 | 많고 어려운 민법 조문들 중, ‘부동산’과 관련 있는 권리 · 의무들만 쏙쏙 골라 배워봅시다. 부동산 용어들이 귀에 쉽게 익을 수 있도록!, 부동산을 공부하는데, 민법이 상식? 😮살면서

www.inflearn.com

 

이후에는 기획에 대한 공부는 조금 미뤄두고, 부동산 도메인의 전문성을 조금 쌓아볼까 한다. 아직은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을 뿐이다. 크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성실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그만큼의 성장은 해 있겠지. 무언갈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해봐야 하니까. 1년 후에는 더 당당하고 자신 있는 전문가가 되어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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